외국인 학생이 한국 친구에게 "주말에 같이 갈래?" 하고 물었어요. 친구는 "글쎄…" 하고 말았대요. 가는 건지 안 가는 건지 몰라서 학생은 하루 종일 기다렸답니다.
"아니요" 한마디의 값
한국에서는 "아니요"가 짧아도 값이 비싸요. 듣는 사람 얼굴이 굳을 수 있고, 둘 사이가 어색해질 수 있거든요. 한국 사람은 말의 정확함보다 사이를 더 아껴요. 그래서 값이 싼 말을 대신 골라요.
"글쎄요"와 "좀…"이 치르는 값
"글쎄요"는 '아직 모르겠어요'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어려울 것 같아요'일 때가 많아요. "좀…"은 뒷말을 일부러 비워 둬요. 말을 끝내지 않으면 거절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덜 민망해요. 대신 듣는 사람이 눈치로 뜻을 읽는 품이 들어요. 한국 사람은 어릴 때부터 그 품을 들이는 연습을 해서 쉽게 알아챈답니다.
읽는 법, 쓰는 법
목소리가 낮아지거나 말끝이 늘어지거나 눈을 피하면 거의 거절이에요. 확실히 알고 싶으면 "그럼 다음에 할까요?" 하고 되물어 보세요. 상대가 편하게 답할 수 있어요. 내가 거절할 때는 "좀 바빠서요"처럼 이유를 붙이면 부드러워요. 시간은 조금 더 들지만 사이는 지켜요.
다만 병원이나 계약, 돈이 걸린 일은 달라요. 그럴 땐 "네, 아니요"로 분명히 물어도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