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한 시, 배는 고픈데 문 연 식당이 없어요. 그때 편의점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면 많은 사람이 창가 테이블에 앉아 컵라면을 먹고 있는 걸 보게 돼요. 옆에는 뜨거운 물이 나오는 정수기와 전자레인지가 있고요. 그냥 물건 파는 가게치고는 좀 이상하죠.
편의점이 밥집이 된 이유
한국은 혼자 사는 사람이 많고, 늦게까지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도 많아요. 새벽까지 여는 식당은 드물지만 편의점은 24시간 열려 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편의점이 작은 식당 역할을 하게 됐어요. 컵라면, 삼각김밥, 도시락을 사서 그 자리에서 뜨거운 물을 붓고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수 있게 정수기와 전자레인지, 앉을 자리를 마련해 둔 거예요.
아무도 안 적어놓은 규칙
여기 앉아도 된다는 안내문은 없지만, 모두가 지키는 게 있어요. 그 자리에서 파는 물건은 꼭 계산부터 하고 먹어야 해요. 계산 안 한 걸 먼저 뜯으면 곤란해져요. 다 먹은 컵라면 용기와 쓰레기는 직접 정리함에 버려야 하고, 사람 많은 시간에는 오래 앉아 있지 않는 게 예의예요. 뜨거운 물은 대부분 무료로 쓸 수 있어요. 도시락은 계산할 때 "데워주세요"라고 하면 직원이 전자레인지에 돌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