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누가 제 발을 밟았어요. 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살짝 숙였어요. "죄송합니다"는 아직 안 나왔는데 사과는 이미 끝난 느낌이었어요. 외국인 학생도 "말 안 했는데 왜 사과예요?" 하고 물었어요. 한국에서는 말보다 몸이 먼저 나올 때가 많아요.
내가 실수했을 때
먼저 고개를 숙이고 짧게 "죄송합니다" 해요. 이유는 상대가 물을 때 말해요. 바로 변명하면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거든요. 사과는 마음을 보여 주는 일이고, 설명은 그 마음이 전해진 뒤에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약속에 늦었다면 "차가 막혀서요"보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가 먼저예요.
상대가 사과했을 때
보통 "괜찮아요"라고 해요. 그런데 이 말은 뜻이 두 가지일 수 있어요. 정말 괜찮을 때는 표정이 풀리고 바로 다른 이야기를 해요. 아직 마음이 불편할 때는 짧고 조용하게, 웃음 없이 말해요. 그럴 땐 한 번 더 "정말 죄송해요" 하고, 다음에 커피를 사겠다고 말해 보세요. 한국 사람들은 이런 말을 마음을 풀어 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요.
크게 폐를 끼쳤을 때
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아요. 깨뜨린 물건은 바로 물어 주겠다고 하고, 며칠 뒤에 안부 메시지를 한 번 더 보내 보세요. 한국에서는 관계가 오래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사과도 한 번으로 끝내기보다 이어서 마음을 보여 주는 걸 좋게 봐요. 물론 사람마다 달라서, 상대의 표정을 함께 살펴보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