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보는 이웃이 "어디 가세요?" 하고 물어요. 외국인 학생은 "내가 가는 곳이 왜 궁금하지?" 하고 놀랐대요. 그런데 그분은 정말 궁금해서 물은 게 아니랍니다.
왜 답이 필요 없는 질문일까요?
이 말은 질문이 아니라 인사예요. "안녕하세요"와 비슷해요. "뭐 해?", "밥 먹었어?", "살 빠졌네"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병원에 가요"처럼 자세히 답하면 상대가 오히려 놀라요.
왜 인사를 질문으로 할까요?
옛날 한국 사람들은 한 마을에서 오래 함께 살았어요. 이웃이 어디 가는지 아는 일은 서로를 지켜 주는 일이기도 했지요. 그래서 "당신이 오가는 걸 보고 있어요"라는 말이 정다운 인사가 되었어요.
한국어에서는 상대의 일을 알아주는 말로 마음을 보일 때가 많아요. 모르는 척 지나가면 오히려 차갑게 느껴져요. "어디 가?"는 "나는 당신을 알아봐요"라는 뜻이에요. 살이 빠진 걸 말하는 것도 눈여겨보고 있었다는 표시고요. 진짜 내용은 정보가 아니라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라는 마음이에요.
이렇게 대답해 보세요
웃으며 짧게 말하면 충분해요. "네, 잠깐 나가요!", "운동하러요." 말하기 싫으면 "네, 다녀올게요"도 좋아요. "살 빠졌네"에는 "그래요? 고맙습니다" 하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