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외국인 동료는 입사한 첫 주에 당황했어요. 12시가 되자 다들 우르르 나가는데, 아무도 "같이 갈래요?"라고 묻지 않았대요. 보통 이런 말이 오가요.
"점심 뭐 먹을까요?"
"김치찌개 어때요? 다 같이 가요."
"저는 아무거나 괜찮아요."
질문처럼 보이지만 질문이 아니에요
첫 줄은 메뉴를 묻는 말 같지만, 사실은 "같이 먹는 거 맞죠?"라는 인사에 가까워요. 둘째 줄의 "다 같이 가요"는 초대가 아니라 확인이에요. 같이 가는 게 기본이라서 따로 묻지 않는 거예요. 셋째 줄의 "아무거나"는 막내가 자주 해요. 취향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저 때문에 불편해지지 마세요"라는 배려예요.
왜 꼭 같이 먹을까요
점심시간은 길지 않고, 회사 근처 식당은 12시에 한꺼번에 붐벼요. 같이 움직이면 자리를 잡기도 쉬워요. 더 큰 이유도 있어요. 한국에서는 밥을 같이 먹는 일이 가까워지는 길이에요. "언제 밥 한번 먹자"가 인사말일 정도예요. 회의실에서 못 하는 이야기를 밥상에서 하다 보면 친해져요. 그래서 혼자 먹으면 "무슨 일 있나?" 하는 눈치가 생겨요. 싫어서가 아니라 걱정해서인 경우가 많아요.
혼자 먹고 싶은 날에는
그냥 사라지지 말고 이유를 한마디 남겨 보세요. "오늘은 쉬고 싶어서 혼자 먹을게요. 내일 같이 가요!" 이 정도면 충분해요. 식사 뒤에 커피를 사 들고 걷는 시간도 대화의 연장이에요. 커피는 번갈아 사는 경우가 많으니 분위기를 살펴보세요.